Spotify의 Locker Room 인수와 ‘음악의 대화'에 대한 기대

Kwangbae Lee
3 min readApr 3, 2021
Photo by Abderrahmane Meftah on Unsplash

Spotify가 라이브 오디오 플랫폼 Locker Room을 운영하는 Betty Labs를 인수했다고 한다. 스포츠를 감상하며 라이브로 대화하는 앱인 Locker Room은 곧 리브랜드되어 음악, 문화, 스포츠 관련 주제의 오디오 플랫폼이 된다고. 스포티파이 내의 기능으로 흡수를 고려하고 있지는 않고, 별도의 앱이 된다고 한다.
이로써 Spotify는 Clubhouse, 트위터 Spaces, Discord 등과 직접 경쟁하는 포지션의 프로덕트 라인업을 지니게 되는 셈.

Spotify의 이런 확장이 반가운 것은 ‘대화’에 ‘음악’을 소재로 활용 가능케 한다는 점이다. 음악 저작권을 바탕으로 유통의 권한과 수익 구조를 지니고 있지 못한 다른 경쟁자에 비해 그 진입이 용이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음성 위주의 실시간 대화 플랫폼에서도 음악은 중요한 소재이다.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의 킬러 콘텐츠는 당연히도 스토리, 대화, 음악이지 않을까. 그간 스토리가 팟캐스트에서 주로 힘을 발휘했다면, 이제 실시간 음성 플랫폼에서는 대화가 그 힘을 대신하고 있다. 팟캐스트와 Clubhouse 모두 소재로써의 음악은 항상 필요하며, 스토리와 대화 콘텐츠를 더욱 풍부하게 해주고 있다. 실제로 Clubhouse에서도 (아직 저작권 이슈가 해결되지 않은) 음악을 재생하고 같이 듣는 방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도 있다.

일전에 Megaphone과 Anchor를 인수하고 Podcasts 시장에 진입한 이후, 오래도록 풀리지 않는 ‘팟캐스트 안에 음악을 담는’ 행보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기도 하다. ‘하나의 오디오 파일 덩어리'였던 팟캐스트를 클립으로 쪼개는 데이터 구조를 만들고, 팟캐스트 에피소드 내에 음악을 클립으로 삽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드디어 ‘팟캐스트에서 음악 이야기를, 그것도 음악을 들으면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간단한 사용성을 만들어내는 데에 그렇게 오래 걸렸다니,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Spotify에서 리브랜드할 Locker Room이 그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음악을 들으면서 함께 대화할 수 있는 곳' 말이다. 대화의 맥락에서 추천되고 발견되는 음악은 다시 스트리밍에서 쉽게 소비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그리고 그 방식을 통해 음악 제작자와 유통자에게 정당한 보상이 돌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아마도 이 역할은 Spotify가 가장 잘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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